자연을 가까이하면 건강해진다는 말, 솔직히 예전엔 별생각 없었어요. 그냥 다들 하니까 좋은가보다 했죠. 그런데 어느 날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었거든요. 혼자 산책 나가서 근처 공원에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바람이 살짝 스치고 나무 냄새가 코끝에 맴도는 그 순간, 갑자기 숨이 쉬어지는 거예요. 진짜로요. 뭔가 가슴팍에 쌓여 있던 무거운 덩어리가 살짝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날 이후로 저도 자연이 주는 힘을 믿기 시작했죠.

생각해보면 우리는 대부분 인공적인 것들 사이에서 살고 있잖아요. 빽빽한 건물, 멈출 줄 모르는 스마트폰 알림, 계속 떠있는 LED 조명 아래서 늘 긴장된 상태로요. 그러다 갑자기 초록색 나무, 흙냄새, 바람 소리 같은 걸 마주하면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고요. 뭔가 ‘아, 이제 좀 살겠다’ 싶은 느낌? 이게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자율신경이 안정되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도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대요. 우리 몸은 자연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거죠, 계속.
자연 속에서는 신기하게도 걷는 것조차 덜 힘들게 느껴져요. 똑같이 30분 걷는 건데, 러닝머신 위에서랑 숲길에서랑 느낌이 너무 달라요. 숲길에서는 걷다보면 어느새 시간 가 있는 거 있죠. 마음이 가벼워지니까 몸도 덜 무거운 것 같고, 억지로 땀 흘리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돼요. 그러다 보면 잠도 더 잘 오고요. 저도 진짜 신기하게, 하루 종일 멍하니 있었던 날보다 공원 한 바퀴 돌고 온 날이 오히려 덜 피곤하더라고요.
자연의 색감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래요. 초록색, 갈색, 하늘색 같은 자연의 색은 뇌파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대요. 뭐 이런 과학적인 이유를 몰라도 괜히 나무만 봐도 마음이 풀리고, 잔디밭 보면 눕고 싶어지는 게 우리 몸이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닐까요.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하루에 10분이라도 자연을 바라보려고 해요. 꼭 멀리 가지 않아도 돼요. 동네 공원 벤치, 아파트 단지 화단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지니까요.
이렇게 보면 자연은 엄청나게 특별한 걸 주진 않아요. 대신 우리가 잊고 지낸 본래의 리듬을 되찾게 도와주는 거죠. 조용히 숨 쉬고, 천천히 걷고, 바람결 따라 흐르는 그 시간 속에서 마음도 몸도 천천히 회복되는 거예요. 자연과 가까워진다는 건 결국 나한테 가까워지는 일이기도 하더라고요.